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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여행 발행인 칼럼

2012년 11/12월호 발행인 칼럼 - 욕심을 버리고 다이빙을 즐기자.

by divesimon 2012. 11. 26.

해저여행 발행인 신광식욕심을 버리고 다이빙을 즐기자.

 

최근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으로 수중촬영을 즐기는 다이버들이 급증하고 있다. 채집망을 버리고 카메라를 든 다이버가 느는 것은 누가 봐도 좋은 현상이다. 옛 말에 말 타면 기수되고 싶다고 카메라를 소지한 다이버들은 가능한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특히 수중 사진가들 간의 경쟁을 유발하는 수중촬영대회에 참가할 경우에는 욕심이 가해져 안전에 대한 기본 수칙을 어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큰 대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얼마 전 제주에서 국내 최대의 수중사진촬영대회가 개최되었다. 수중촬영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국내 수중사진계를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객관적으로 국내 최고의 수중촬영대회에서 우열을 가리는 공식적인 대회인 만큼 선수들은 최선의 기량을 발휘하려고 노력한다. 그러한 경쟁은 때로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무시하고 촬영에 임하여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문제의 발단은 수중사진촬영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난이도가 가장 높은 포인트에서 촬영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서귀포 문섬 한개창 포인트는 수심 35미터부터 45미터까지 펼쳐진 대형 연산호 군락지이다. 몇 해 전부터 다이버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이곳은 형형색색의 대형 연산호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수중사진가들에게 최고의 포인트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심이 너무 깊어 무감압 한계시간이 매우 짧다. 그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다이버들은 이곳 경관을 촬영하고자 하는 욕심에 무리하게 다이빙을 진행해 감압 다이빙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필자 역시 촬영 욕심에 지난 해 20분이 넘는 감압 지시를 받았고 공기가 부족하여 감압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퇴수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의 다이빙은 늘 긴장하고 자주 컴퓨터를 보며 다이빙을 진행하게 된다. 무엇보다 욕심을 버리고 안전한 다이빙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촬영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상황이 다르다. 다른 사진가들과 경쟁을 하며 보다 좋은 사진을 만들고자 하다보면 감압 다이빙을 실시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잠수병이 의심되어 고압 챔버로 직행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실제로 필자는 이번 촬영대회 뿐만 아니라 지난 대회에도 이러한 경우를 직접 보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여 불행한 경우를 초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수중촬영대회 주최 측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고 분명한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수중촬영대회는 수중 사진가들의 축제이다. 물론 대회에서는 사진가들의 순위를 결정하며 선의의 경쟁을 한다. 촬영대회의 순위가 그 사진가의 순위일 수는 없다. 사진을 비롯한 예술작품에 순위를 정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때문에 수중촬영대회는 축제 형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더 많은 수중 사진가들이 참여하여 서로의 친목을 다지고 좋은 사진을 만든 사진가에게 축하를 해주며 즐기기를 바란다. 수중사진촬영대회에 상을 받던 못 받던 한 결 같이 참여하는 사진가들이 바로 축제를 즐기는 사진가들이며 그들이 있어 우리 수중사진계가 발전을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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