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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여행 발행인 칼럼

undersea travel column 5/6, 2012

by divesimon 2012. 5. 31.

                   스킨 다이빙 예찬

 

발행인 신광식

 

 

필자는 대학시절 다이빙에 입문하였다. 당시 대학 다이빙은 「스킨스쿠버 다이빙 부」였다. 즉, 축구부, 야구부, 등과 같은 운동부 취급을 하였다. 물론 다이빙부원은 자부심도 강했다. 다이빙부에 입문하면 1년 동안 스킨 다이빙만 한다. 스쿠버 다이빙은 1학년 말이 되어서 수영장에서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동계 원정을 가서 15미터 스킨 테스트에 합격하면 바로 다음날부터 선배들과 함께 스쿠버 다이빙을 실시한다. 이미 스킨 다이빙으로 1년을 연습하였으며 수영장에서 교육을 마친 상태라 스쿠버 다이빙은 쉽게 적응한다. 당시는 B.C도 없고 달랑 호흡기 하나만 공기통에 연결하고 입수하던 때였다. 선배가 수심계와 잔압계를 갖고 선두에서 리드하였다. 다이빙을 진행하다 공기가 빡빡하면 신호를 보내어 리저브 밸브를 내리고 상승하였다. 모든 학교가 이와 같지는 않았으나 별반 나을 것도 없는 시절이었다. 하지만 다이빙 사고는 거의 없었다. 철저한 준비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으로 인하여 안전을 유지하였다. 그러한 배경은 거의 1년 동안 스킨 다이빙을 배우고 즐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80년대 중반이 넘어 국내에는 세계적인 교육 단체들이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다이빙이 붐을 이루던 90년대 중반까지 거의 모든 교육단체가 국내에 유입되었다. 그리고 일반인은 물론 대학 다이빙부에도 체계적인 교육이 보편화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80년대 초반 전라도 홍도에서 가이드 생활을 몇 개월 하였다. “다이버스 살롱”이라는 다소 촌스런 이름의 이곳은 국내에서 최초로 리조트라는 명칭을 사용한 곳이다. 현재 필리핀에서 다이브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리조트 업계의 신화인 원창선씨가 처음으로 리조트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필자는 그와 함께 몇 달을 이곳에서 보냈다. 이때에도 필자는 스킨 다이빙을 즐겼다. 아침에 비닐봉지에 기호식품과 간식을 넣고 고무줄로 꽁꽁 조여매고 출발하여 섬을 돌다보면 하루에 7~8 시간은 바다에 떠 있었다. 수심25 미터 정도는 우습게 내려갔던 시절이다. 이 정도 수심이면 스포츠 다이빙으로 볼 수 있는 웬만한 것은 다 보고 즐길 수 있다. 굳이 그렇게 깊이 내려가지 않고 10미터 내외에서라도 스킨 다이빙은 공기 잔량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필자는 요즘 거의 매일 수영장에 간다. 개인적으로 불어난 살을 빼고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운동으로 스킨 다이빙을 택했다. 스킨 다이빙의 운동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운동 시작 3주 만에 5kg을 넘게 감량하였다. 요즘은 수영장에서 스킨 다이빙 하는 재미로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킨 다이빙은 오리발과 수경, 그리고 스노클만 있으며 일단은 시작할 수 있다. 추위를 막아주는 잠수복을 갖추면 완벽하다. 장비 구성이 간단하기에 입문하기 쉽다. 다이빙 전문점에서 처음부터 스쿠버 다이빙을 강조하기보다는 스킨 다이빙으로 시작하여 스쿠버 다이빙으로 유도하는 것이 더 좋은 영업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무엇보다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 스킨 다이빙은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쉽게 입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킨 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필드에 나가보면 다이버들은 처음부터 스쿠버 다이빙으로 시작하여 스쿠버 다이빙으로 마감한다. 스킨 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들을 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다이빙 투어를 가서 달랑 두세 번 다이빙을 마치고 급히 철수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들이 즐기는 다이빙 수심대는 스킨 다이빙으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스킨 다이빙을 실시하면 투어의 즐거움이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이버, 다수의 강사를 포함하여 스킨 다이빙 능력이 수준 이하이다. 때문에 이들은 바다에서 스킨 다이빙을 즐길 수 없는 것이며 프로그램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에 매일 수영장에 가다보니 옆에서 다이빙 교육을 실시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대부분 교육 첫날 핀 킥을 위한 스킨 다이빙 교육을 시킬 뿐이다. 스킨 다이빙 교육을 제대로 시키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다이버 자격을 갖춘 정식 다이버가 스킨 다이빙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예전에 다이빙에 입문하려면 “Skin first, Scuba last”였다. 즉 스킨 다이빙을 먼저 마스터하고 스쿠버 다이빙에 입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에 “Scuba first, Skin last”로 바뀌었다. 스쿠버 다이빙은 쉽고 스킨 다이빙은 어렵기 때문에 먼저 스쿠버 다이빙을 배워 물에 익숙해지고 난 뒤 스킨 다이빙을 배우는 것이다. 나름 괜찮은 방법이다. 이후 다이빙 산업이 급속하게 팽창하게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나중에 스킨 다이빙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스킨 다이버들을 필드에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스킨 다이빙은 스킬(skill)이다, 나름 기술이 필요하기에 반복적인 연습을 요한다. 운동 삼아 수영장에서 연습하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기술이 향상된다. 그것은 바로 당신이 다이버이기 때문이다. 스킨 다이빙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올 여름에 경험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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