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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여행 발행인 칼럼

버리지 않으면 치울 것도 없다.

by divesimon 2021. 3. 31.

161호 발행인 칼럼

매일 같은 시간대에 동네 주변에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요즘은 날
씨가 좋아서인지 걷기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그러다 보니 
자주 만나는 이웃들도 생겨 오다가다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그런 이웃 중
에 늘 비닐봉지와 집게를 들고 다니며 산책로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노부부가 있다. 산책로 주변은 겉보기에는 깨끗한데 노부부의 비닐봉지에
는 늘 쓰레기가 가득하다. 
“사람들이 이런 건 잘 안 보이는 데로 버린 다우. 차라리 잘 보이는 곳에 버
리면 치우기도 편한데…….”, 
“그냥 놔두시면 청소하시는 분들이 치우지 않나요?”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치나요? 다 운동이라 생각하고 슬슬 쓰레
기를 줍고 다닌 다우.”
버리는 놈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따로 있다더니 이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 다이빙 모임은 60대 이상 다이버
들로 구성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들은 얼마 전부터 
수중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다이빙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매번 모임 때마다 수중에서 수거한 쓰레기들 양이 상당
하다. 특히 이들이 수거하는 쓰레기들은 수중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다이버들에게도 위협이 되는, 낚시 줄
과 폐그물 그리고 낚시꾼들에 의해 버려진 납봉들이 대부분이
다. 이런 쓰레기들은 다이버들이 직접 수거하지 않으면 오랫
동안 수중에 방치되어 환경에 매우 큰 피해를 끼치게 된다. 따라서 수중에
서 이런 쓰레기들을 보게 되면 누구나 수거하여 육지에서 폐기해야 할 것
이다. 제주의 노 다이버들이 솔선수범하여 행하고 있는 이러한 행위가 「
수중에서 쓰레기 줍기 운동」으로 전개되어 전국의 다이버들이 실천하였
으면 좋겠다.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버리지 않는 것이다. 버
리지 않으면 치울 것도 없을 것이다. 수중뿐만 아니라 전국의 산하는 쓰레
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로 인한 폐해는 본인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
지해야 한다. 솔직히 수중 쓰레기는 다이버들로 인해 발생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다이빙 포인트는 오히려 그 어떤 곳보다 쓰레기가 없고 잘 관리
되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수중 쓰레기는 이곳을 터전으
로 살고 있는 어민들과 낚시꾼들로 인해 발생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버리는 사람은 수중에 쓰레기가 어떤 모습으로 있고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다이버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관계를 따지기에 앞서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치나요?” 라는 넋두리를 읊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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