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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여행 발행인 칼럼

undersea travel column 7/8, 2012

by divesimon 2012. 7. 26.

발행인 칼럼

 

체험 다이빙, 이대로 좋은 가?

 

발행인 신광식

 

80년대 초반 필자가 전라남도 홍도에서 리조트 스태프로 있을 때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어쩌면 거의 처음으로 국내에서 체험 다이빙을 전문적으로 실시하였다. 체험 다이버들은 15,000원을 지불하고 육상에서 약 30분정도 간단하게 교육을 받고 바로 바다로 들어갔다. 체험 다이빙 장소는 해수욕장 오른쪽에 있는 큰 바위 쪽으로 해변에서 10미터 정도 경사면을 따라 이동하고 수심은 5미터 정도 이었다. 당시 부력조절기는 없는 상황이라 백팩에 공기통을 연결한 후 호흡기와 간단한 스킨 장비를 착용시키고 체험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잠수복은 나 만 입었고 체험다이버는 맨몸이었다. 그해 여름 약 150명의 일반인에게 체험 다이빙을 실시하였다. 당시 특별히 체험 다이빙에 대한 교육을 받거나 매뉴얼이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 혼자서 두 명 이상을 데리고 수중에 들어간 경험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대단히 무모한 행동이었으나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체험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150명의 일반인들을 다이빙 체험을 시키는 동안 대단히 위험했던 상황도 몇 번 있었다. 운이 좋아서 사고는 면했으나 결코 바람직한 행위는 아니었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 체험 다이빙은 다이빙 비즈니스의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가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체험 다이빙만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필리핀 세부의 막탄 섬은 그러한 한인 업체들이 몰려있는 곳 중의 한곳이다. 필자 많은 업체 중에 가장 많이 체험 다이빙을 실시하고 있는 업체의 시스템을 경험하였다. 일반인들이 체험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안락한 강의실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기초적인 이론 교육을 실시한다. 이후 실외 수영장으로 이동하여 호흡기로 충분하게 호흡을 하며 적응을 하고 보트로 바로 앞 해상의 바지선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가이드들이 다시 한 번 설명을 하고 1:1로 입수한다. 체험 다이빙 장소는 5미터 미만이고 수중에 안전 줄이 설치되 있기에 체험 다이버들은 줄을 잡고 정해진 코스를 돌아 나오는 형식이다. 도중에 가이드 들이 피딩을 하고 수중 촬영을 하는 등 나름 이벤트를 만들어 준다. 체험 다이빙을 마치고 나면 육상과 수중에서 촬영한 사진을 CD에 담아 체험다이버에게 전달해 준다. 수중에서 비록 짧은 시간 다이빙을 경험하지만 나름 추억에 남을 기억을 만들어 주기에 다이빙을 마치고 나면 모두들 만족해한다.

 

체험 다이빙은 말 그대로 다이빙을 체험 하는 것이다. 극히 짧은 시간동안 스쿠버 다이빙을 체험하는 것이기에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체험 다이빙은 바로 위에 열거한 순서와 조건으로 실시된다. 간단히 요약하면 체험 다이빙은 수심이 낮은 곳에서 전문 가이드가 충분한 교육을 실시한 후 짧은 시간동안 수중에서 다이빙 체험을 시키는 것이다. 이 모든 행위의 기본은 안전이 전제되어야 하기에 위와 같은 조건을 전제로 실시한다.

 

국내에도 체험 다이빙 시장이 괄목할 정도로 커졌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이 바로 제주도이다. 제주도의 체험 다이빙 시장은 일반 펀 다이빙 업체가 부러워 할 정오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전문적으로 체험 다이빙만을 실시하는 업체가 성업을 하고 있을 정도이다. 필자는 제주도 출장을 갈 때마다 서귀포 인근 섬들에서 체험 다이빙을 실시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수시로 체험 다이버들을 태운 배가 오고가는 모습을 보며 국내 체험 다이빙 시장도 이제는 상당한 규모라는 것을 직접보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체험 다이빙을 실시하는 장소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체험 다이빙에서 안전을 위해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실시 장소인데 이들이 체험 다이빙을 실시하는 곳은 일반 다이버들에게도 난이도가 있는 섬에서 실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문 섬은 현재 제주도에서 가장 대중적인 체험 다이빙 장소이다. 하지만 실제로 문 섬은 일반 다이버들에게도 그리 만만한 장소가 아니다. 단지 수중에 안전 줄을 설치해 놨다고 해서 이곳에서 체험 다이버들이 그 줄을 잡고 다이빙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행위이다, 수중에 설치된 안전 줄은 일반 다이버들을 위한 것이지 체험 다이버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문 섬은 기본 수심이 10여 미터가 넘고 수시로 강한 조류가 있으며 때에 따라 파도가 섬으로 올라올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는 매일 체험 다이빙이 실시되고 있다, 필자의 상식으로 이들은 체험 다이빙이 아니라 펀 다이빙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고 현장에서 몇 마디 주고받고 체험 다이빙을 실시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이런 상황에서 체험 다이빙을 실시하는 것은 무리이다. 이제 체험 다이빙이 다이빙 시장에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치 않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당사자는 물론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지금이라고 체험 다이빙 장소를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여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을 업자들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이들 체험 다이버들은 미래에 스쿠버 다이버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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