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수중사진가의 계절
발행인 신광식
며칠 전 급하게 촬영할 것이 있어 당일로 강원도 동해안에서 수중 촬영 투어를 다녀왔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촬영 투어를 감행하였는데 의외로 바다는 잔잔하였고 시야는 상상 외로 좋았다. 전형적인 동해안의 가을 바다 속 모습이었다. 덕분에 원하던 사진을 만들어 올 수 있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국내 다이빙의 최적기를 10월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는 수온도 적당하고 태풍의 양향으로부터도 벗어나 바다 상황이 가장 좋을 때이다. 때문에 이 시기에는 국내 어느 바다를 찾던 좋은 환경 하에서 다이빙을 진행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10월에는 유독 수중 촬영대회가 많이 개최된다. 특히 금년 10월은 더욱 그러다. 벌써 제8회째 실시되고 있는 동해시 전국 수중경관 촬영대회(10월 1일 ~ 13일)를 필두로 LS 산전배 수중사진 공모전, 생활체육전국스킨스쿠버연합회에서 주최하는 제24회 한국수중사진촬영대회, 그리고 올해부터 제주도 스킨스쿠버연합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제주도 수중 촬영대회(10월 25일 ~27일)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 수중촬영대회는 전문가들만을 위한 장이 아니라 소위 똑딱이라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를 소지한 일반 다이버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여 축제 분위기로 진행된다. 그리고 요즘에는 웬만한 다이버들이 수중 카메라를 소지하고 있으니 이 가을 수중 사진 축제의 바다에 한번 빠져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스쿠버 다이버들이 수중 카메라를 소지하고 다이빙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는 수중 카메라를 소지함으로써 수중의 아름다운 모습을 찾게 되고 그러한 모습을 보호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중 작살을 소지한 다이버들은 눈앞에 보이는 어류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잡으려는 생각이 앞서 결국은 수중 경관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때문에 카메라를 소지하는 다이버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수중이 아름답고 건강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중 사진가들은 이러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다이버들이 창출되며 다이빙 산업은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수중 촬영 대회는 적극 장려해야 하고 많은 다이버들이 참여해 다이빙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중 사진가들이 오히려 수중 환경을 훼손한다는 우려도 있다. 촬영자가 다이빙 실력보다는 촬영하고자 하는 의욕이 앞서 주변 해양생물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따라서 수중 촬영을 할 때는 우선적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촬영을 해야 한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담기 위해 주변을 훼손한다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다. 따라서 촬영가들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피사체를 선택하고 적어도 중성부력을 완벽히 잡을 수 있을 때 수중 카메라를 구입하기 바란다.
수중 사진가들의 계절인 10월은 화려한 수중이 다이버들을 유혹하는 계절이다. 동해안에서는 해파리가 대거 유입되어 마치 팔라우의 해파리 호수와 같은 장면들이 연출된다. 제주도에는 시야가 20미터 이상 보여 바닥에서 유영하는 다이버들의 모습이 SNS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동해안 시야도 열대 부럽지 않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수중 사진가들의 마음은 설렌다. 남들이 촬영한 수중 사진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하기 보다는 당장 장비를 꾸려 바다로 향하자. 10월은 수중 사진가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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