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사진 촬영대회와 공모전
글 사진 신광식
스쿠버 다이빙이 대중화 되면서 수중 카메라는 이제 다이버들에게 필수 장비가 되었다. 카메라의 크기에 차이는 있지만 수중 촬영은 이제 다이빙버들의 일상이다. 더불어 수중촬영대회 혹은 공모전이 점차 늘고 있으며 세분화 되고 있는 추세이다. 필자의 경우 올 해에만 6번의 국내외 수중촬영대회와 공모전의 심사를 하였다. 그리고 이 보다 더 많은 수중촬영대회와 공모전이 매년 실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대회들은 참가자들의 순위를 정하기 때문에 나름 경쟁이 치열하다. 물론 이에 따르는 상금과 상품 또한 참가자들의 의욕을 불태우게 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때문에 경쟁이 과열되어 심사 결과를 부정하거나 순응하지 않는 상황이 매번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더 심화될 수 있기에 우려된다. 수중촬영대회와 공모전은 이를 통해 사진가들의 축제가 되고 교류의 장이 되어야 함에도 지나친 경쟁 또는 주최 측의 운영미숙, 심사위원들의 자질 등으로 인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이러한 상황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나름의 기준을 제시하고자 지난 해 수중촬영대회의 심사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에 이어 이번 호에는 수중촬영대회와 공모전에 관한 의견을 논해 보기로 하겠다. 필자가 서술하는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완벽한 기준이 아니고 국내외 촬영대회의 기준을 토대로 작성하였음을 먼저 밝히고 시작한다.
1. 수중 사진의 정의
먼저 수중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수중사진은 말 그대로 수중에서 촬영한 사진을 말 한다. 여기서 수중이란 바닷물과 민물을 가리지 않는다. 이는 수중 사진에 대한 포괄적인 정의 이다. 다만 수영장과 같은 인공적인 곳 역시 수중 촬영의 영역에는 속하나 일반적인 촬영대회 혹은 공모전 등에서는 제외 하거나 별도의 규정으로 정하고 있다. 최근 국내 교육단체인 SNSI에서 주최하고 있는 프리다이빙 촬영대회에는 이를 허용하고 있다. 수중촬영의 기본은 촬영자가 장비를 착용하고 수중에서 촬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필자가 매년 꾸준하게 소개하고 있는 가을 계곡 촬영의 경우 카메라만 수중에 들어가기 때문에 엄격한 잣대로는 수중 사진의 범주에 들 수 없다. 이 경우 촬영대회 주최 측에서 별도의 규정이 있을 경우에 작품 제출이 가능하다. 프리 다이빙으로 촬영을 하는 경우 촬영대회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이를 불허 하는 경우도 있다. 수중 모델 역시 프리 다이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안전상의 이유이다. 반수면 사진 혹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후보정 또는 필터를 이용한 사진이나 인공물을 이용한 사진들 역시 일부 대회에서 불허하고 있다. 하지만 수중 사진의 포괄적인 정의로는 위에 열거한 모든 것이 포함된다. 다만 수중촬영대회 혹은 공모전 주최 측에서 규정에 의해 이를 포함하거나 제외 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때문에 수중촬영대회와 공모전 주최 측에서 명확한 규정을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참가자들 역시 이를 숙지하고 대회 주최 측에서 원하는 규정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며 심사위원들은 이를 근거로 심사에 임한다.
2. 수중촬영대회
수중촬영대회의 기본은 경쟁이다. 영문으로 표기 할 때는 Competition 이라고 한다. 경쟁은 서로 동일한 주제 또는 사항을 가지고 여러 명이 겨루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사투가 될 수 있고 우위를 가리는 것이 될 수 있다. 촬영대회의 경우 우위를 가리는 것이다. 경쟁의 기본 요소는 공정한 조건이 필수이다. 어는 특정인 혹은 다수가 우위를 가리는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경쟁을 시작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경쟁이 될 수 없다. 수중촬영대회는 경쟁을 통해 우위를 겨루는 것이므로 동일한 조건 하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은 주최 측에서 최대한 공정한 조건을 참가자들이 인지 할 수 있게 문서로 표기하여 제시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회의 경유 아주 소소한 것까지 세밀하게 참가 선수들에게 알리고 있다. 그러한 규정집을 통해 선수들은 대회에 임하기 때문에 대회가 끝나도 잡음이 거의 없다.
우선 촬영대회는 기간이 정해진다. 기본은 동일한 기간에 참가자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다. 초기 국내 촬영대회는 이러한 규정에 의해 대회가 진행되었다. 이는 씨마스 유럽 혹은 세계 촬영대회의 기본 규정이기도 하다. 이 경우 대회 참가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다이빙을 진행하고 심지어 선수들 모두 같은 숙소를 사용하기에 촬영대회가 축제 같은 분위기이다. 또한 선수들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가장 이상적인 대회 규정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대회들은 촬영대회 기간을 1주일 이상의 기간주고 있다. 촬영대회 기간 중에 기상악화로 대회 진행이 어려울 수 있기에 그러한 위험성을 줄이기 위함이다.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회 기간이 길면 리스크는 다소 줄일 수 있으나 촬영대회의 가장 기본인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대회 기간 중에 기상 상태가 좋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 참가한 경우 당연히 선수입장에서는 불공정하다고 느낄 것이다. 가능한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것이 촬영대회의 기본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포인트 선정이다. 이 역시 공성한 경쟁을 위해서는 대회기간동안 일정 포인트를 지정해야 한다. 지역적인 특성상 아무래도 그 지역 사진가들은 타 지역 사진가들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그것은 촬영대회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촬영대회의 포인트 선정은 대회 하루나 이틀 전에 발표하여 선수들이 연습 촬영을 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선수들에게는 싱글 탱크가 제공되며 무감압 한계 내에서 다이빙을 마쳐야 하며 공기 잔량은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 최소 50바 정도를 남겨야 한다. 여분의 공기통 혹은 리브리더 또는 스쿠터 등을 사용하는 것은 역시 공정힌 경쟁이 아니기에 사용을 금하고 있다.
세 번째는 수중 하우징과 카메라는 봉인함이 원칙이다. 또한 당일 촬영 할 수 있는 사진 컷 수를 제한한다. 당일 촬영한 사진은 당일 주최 측 관계자의 확인 하에 봉인을 해제하고 촬영된 원본을 모두 제출한다. 촬영자가 너무 많은 사진을 제출 할 경우 다운로드 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여러 모로 대회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최근 카메라들이 화소가 높아서 컷당 이미지 사이즈가 너무 커서 업 로딩 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는 경우 대회 진행에 문제가 있기에 제출하는 사진의 이미지 사이즈와 촬영 컷 수를 제한하기도 한다.
네 번째는 촬영대회의 기본은 원본제출이다. 수중 사진가들의 기량을 겨루는 대회이기에 촬영된 원본을 심사한다. 공모전과 촬영대회를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이다. 촬영대회는 촬영자가 후 보정한 사진을 평가하여 순위를 정하는 것을 공정하다 판단하지 않는다. 촬영대회는 포토샵 경연대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대회에서는 먼지제거와 약간의 색 보정 등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으나 세계적인 촬영대회의 경우 원본 심사가 원칙이다. 그것이 공정하게 경쟁 할 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3. 공모전
공모전은 수중촬영대회와 전혀 다른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일단 공모 기간이 길다. 기본적으로 촬영대회에서 제시하는 대부분의 금지 규정을 허용한다. 촬영대회의 기본인 공정한 경쟁과는 상관이 없다. 주최 측에서 원하는 것은 최소한의 규정으로 최고의 사진을 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 촬영 과정에 필요한 규정은 전혀 없다. 단지 촬영 결과물만 필요할 뿐이다. 사진 보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특별히 사진을 합성하는 것 말고는 후 보정에 관대하다. 다만 너무 심할 정도의 후 보정은 심사위원이 판단하기에 큰 문제될 것이 없다. 촬영대회와는 달리 공모전에 제출되는 사진은 이미 타 대회 혹은 SNS 등에 소개되거나 유사 사진의 출품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이 경우 심사를 통과해 수상을 했더라도 추후 규정을 위반한 것이 밝혀지면 수상 취소는 물론 법적인 손해배상이 청구될 수 있다. 따라서 사진가들은 공모전에 제출 할 작품 혹은 이와 유사한 작품은 타 공모전에 제출하거나 SNS 등 다양한 매체에 소개하는 것을 금해해 한다. 여기서 유사한 작품이란 같은 주제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한 것 중의 하나를 말한다. 국내 최고의 공모전인 2022 LS 일렉트릭배 전국 수중사진 공모전에서 이러한 규정을 모르고 제출한 작품이 수상작 발표 이후에 발견되어 입상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이번 경우 SNS에 발표한 사진과 출품작이 동일한 컷이었기에 입상 취소가 되었다. 이미 발표됐거나 타 대회에 입상한 작품과 유사한 사진들도 몇 작품 있었으나 동일한 컷이 아니기에 입상은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진은 분명 유사한 사진이기에 다음 공모전부터 이런 사진들은 심사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다. 사진 공모전에 이미 자신이 발표한 사진들과 유사한 사진을 제출하는 것은 사진가의 양심과 자존심의 문제이다. 대회 주최 측이나 심사위원들은 이를 모르고 지나 갈 수 있으나 이런 사진을 공모전에 제출하는 대회의 격을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때문에 최악의 경우 주최 측에서 손해배상을 청구 할 수도 있는 것이다.
4. 심사방법
통상 수중 촬영대회 심사는 공개 심사와 비공개 심사로 구분한다. 공개 심사는 심사 과정과 결과를 참가자가 관람 할 수 있는 것이며 비공개 심사는 심사위원들만 심사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씨마스 세계 수중촬영대회의 경우 공개 심사로 진행된다. 1차로 예비 심사를 통과한 작품들을 7명의 심사위원이 각국 선수와 대표단이 모인 자리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심사를 진행한다. 스크린에 예선을 통과한 작품이 나오면 심사 위원들은 점수를 부여하고 최고, 최저 점수를 제외한 5명의 심사위원 점수가 합산되어 스크린에 보여진다. 이때 각국 선수와 선수단을 비롯한 모든 참가자들은 해당 작품의 점수와 순위 그리고 심사위원 개개인이 부여한 점수를 확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공개심사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전문성을 겸비한 심사위원들의 선정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제주수중사진챔피언쉽의 경우 공개심사를 표방하고 있으나 완전한 공개 심사라고 할 수 없다. 이 대회 역시 예비 심사를 마친 작품을 참가자들이 관람할 수 있는 공개석상에서 심사를 진행하지만 심사위원들이 주는 점수는 참가자들이 볼 수 없고 주최 측에만 전달되기 때문에 공개 심사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심사 과정을 공개할 뿐이다. 또한 각 심사위원들이 부여한 점수는 주최 측에서 단독으로 합산하고 발표하기에 심사위원들 조차 입상작을 시상식에서 확인한다. 심사 결과는 참가자들에게 알리기 전에 심사 위원들이 점수를 합산하고 중복 수상자를 제외하고 순위를 결정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을 주최측에서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차후에는 완정 공개 심사를 하던지 비공개 심사로 완벽하게 순위를 결정하고 시상식 장에서 발표하기를 권장한다.
국내에서 거행되는 촬영대회와 공모전의 심사는 대부분 비공개 심사이다. 이는 참가자들의 수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비공개 심사는 심사위원들이 참가 작품에 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도 있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기에 좀 더 신중하게 심사를 진행 할 수 있다. 반면 심사 위원들 성향에 따라 주관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기에 이 역시 심사위원들의 전문성과 양심 그리고 냉철한 판단력이 요구된다. 비공개 심사 역시 예비 심사를 거치며 입상권에 올라온 작품을 심사위원들이 상의하여 순위를 정하거나 각자 심사 표에 점수를 부여하여 합산하여 그 결과로 순위를 정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LS 일렉트릭배 전국수중사진 공모전의 경우이고 후자는 한국수중사진촬영대회와 해양생물수중사진공모전의 심사 방법이다. 제주수중촬영대회는 상황에 따라 두 방법을 모두 적용한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대회가 무산되거나 혹은 국가 간의 이동이 어려워서 온라인 심사가 유행이다. 각국에 있는 심사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심사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필자는 지난해 씨마스 세계수중촬영대회에 이어 올해에는 유럽피언 챔피언쉽 수중촬영대회의 온라인 심사를 하였다. 이 경우는 주최 측에서 사전에 세밀한 심사 규정을 문서로 알려주고 이에 맞춰 심사를 진행한다. 세계 각국의 7인의 심사위원은 대회 주최국의 시간대에 맞춰 정해진 시간에 각자 심사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주최 측에 보낸다. 심사 위원장을 이를 규합하여 순위를 결정하고 시상식에서 발표한다. 온라인 심사는 예비심사를 진행 할 수 없다. 심사위원은 모든 작품에 점수를 부여해야 한다. 심사 위원은 단독으로 심사를 진행해야 하기에 수고스럽지만 주최 측의 입장에서는 비용도 절약하고 복잡한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음으로서 대회 진행이 더 편할 수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각 심사위원의 점수가 주최 측에 전달되면 이들이 독자적으로 합산하고 발표하기에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 할 여지도 없지 않다. 끝까지 이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결과를 내어줄 심사위원들은 세게 각지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째든 심사 결과는 언제나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항상 잡음과 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이 심사결과이다. 심사는 어는 한 사람의 영향력으로 좌지우지 될 수 없다. 심사위원 각자의 양심과 전문성으로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촬영대회나 공모전 모두 심사의 기본은 공정하게 심사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선장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기 위해서 수중사진촬영대회 또는 공모전의 수준은 심사 위원 선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국내 수중사진계도 체계적으로 심사위원들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 육상 사진계는 이미 심사위원 자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수중 사진계도 이제는 선수들이 우선 공감할 수 있는 심사위원들이 배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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