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ta in Black Rock, Myanmar
미얀마 블랙 록의 만타
지금껏 다녀 본 곳 중에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 내게 물어보는 다이버들이 많다. 솔직이 바로 떠오르지는 않는다. 경우에 따라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포인트 라기보다는 최고의 순간이 어쩌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최고의 포인트라고 알려진 시파단의 바라쿠다 포인트, 팔라우의 블루 코너, 라자암팟, 멀리 갈라파고스 까지..... 다이버들에게 알려진 다양한 지명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이들 포인트도 물때에 따라 계절에 따라 상황은 수시로 변한다. 많은 다이버들이 기억하는 최고의 포인트는 통상 알려진 곳에서 최고의 순간을 만날 때이다. 필자의 경우는 10년 전 미얀마 블랙 록이 그러하였다. 길이 80미터 정도의 작은 섬 전체를 길라스피시가 마치 융단같이 덮고 있는 장면은 그 이후 필자가 경험한 세계 어느 포인트에서도 볼 수 없었다. 섬 주변은 수시로 만타들이 마치 교대로 경계를 하듯 비행하고 있었다. 글라스 피시를 노리는 스콜피온 피시들은 곳곳에 포진하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연산호들은 제주보다도 더 선명하고 화려하였다. 곳곳에 자리한 시팬은 사진가들을 유혹하였다. 처음 보는 이런 장면에 흥분하여 정신없이 촬영하였다. 그리고 그날 심한 몸살로 촬영한 사진을 확인도 못하고 밤새 끙끙 앓았다. 다음날 오전 다이빙을 마치고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며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에 올렸다. 컴퓨터에 올려진 사진들은 하나같이 초점이 맞지 않았다. 카메라를 확인해 보니 렌즈가 수동으로 되어 있었다. 즉 어떤 순간이든 셔터는 눌려지고 스트로브도 정상 발광하는데 문제는 초점이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내가 수중 촬영을 하면서 많은 실수를 하였지만 이때만큼 안타까운 적이 없었다. 그 좋은 순간의 사진들이 모두 초점이 맞지 않았다는 사실이 황당하였다. 너무도 아쉬워서 다음 해에는 내가 배를 차터 내어서 다이버들과 다시 미얀마 블랙 록으로 갔다. 하지만 다시 찾은 블랙 록은 시야가 너무 안 좋아 마치 흑탕물 속을 헤매는 듯하였다. 다이버들에게 감언이설로 최고의 포인트라고 선전하여 모객 하였는데 막상 이런 상황에 직면하니 황당하기만 했다. 다행히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으로 올라오는데 먼저 나온 다이버들이 소리친다. 고래상어였다. 우리는 그날 종일 고래 상어 뒤를 따라다니며 놀았다. 다행히 고래상어 때문에 면피는 하였지만 무척이나 아쉬웠다. 예전 사진을 보니 다시 한번 블랙 록에서 다이빙을 하고 싶다. 조만간 조를 짜봐야겠다. 아래 사진은 그나마 재수 종게 나온 사진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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