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부터 어제(17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에 있었다. 제4회 제주 수중촬영대회 심사와 제1회 제주권 해양레저 콘텐츠 페스타를 취재하기 위함이었다.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제주에 머물며 아쉽게 다이빙은 몇 번 하지 못했다. 그나마 어렵게 다이빙 팀에 합류했어도 포인트도 그렇고 수중 상황도 촬영에 적합하지 않아 안 들어가니 못했다. 그 와중에 한 번은 수중 모델과 함께할 수 있었다. 제주의 대표적인 수중 모델이자 아나운서인 손미숙, 일명 손스타가 모델을 자청하였다. 최근 나는 수중 모델 다이버와 함께 촬영을 하지 않아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전문적으로 모델 역할을 하는 다이버와 함께하면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으나 여건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모델 역할을 할 다이버와 즉흥적으로 함께 하면 합이 맞지 않아 오히려 좋은 사진을 만들기가 더 어렵다. 때문에 나는 모델 역할을 하는 다이버와 함께하지 않는다. 혹 가다 지나가는 다이버가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얻어걸린 모델을 선호한다. 초상권이 있기에 모델을 구분할 수 없는 작은 크기로 공간을 메꾼다. 어쨌든 손스타가 모델을 자청하니 나름 좋은 사진을 만들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바다 상황이 그리 좋기 않기 때문이다. 20명이 넘는 다이버들과 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문섬 한 개창에서 다이빙을 한다기에 나름대로 머리에 그림을 그리고 출발하였다. 그런데 배는 섶섬 한 개창에 다이버들을 입수시켰다. 오후 늦은 시각 한 개창 위로 다이버들이 쏟아져 내렸다. 그 와중에 손스타를 발견하고 바로 깊은 수심대로 하강하였다. 바닥 모래밭에서 연산호와 함께 촬영며 낮은 수심으로 올라오며 몇 컷 촬영하였다. 손스타와 처음 합을 맞추다 보니 서로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열심히 모델을 서 주는 손스타의 바람과는 달리 사진이 너무 평범하다. 시간과 장소가 한정되어 비록 좋은 사진을 만들지는 못했으촬영하는 동안 긴장하고 파인더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앵글을 잡는 재미가 있어 좋았다. 모델과 한 두 번 작업해서 좋은 사진을 만들기를 바라는 자체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어렵게 시간 내서 모델을 자청한 손스타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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