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저여행 발행인 칼럼

Undersea Travel magazine - Publisher's colum

by divesimon 2012. 3. 30.

해저여행 발행인 칼럼

 

                     생각과 행동

 

발행인 신광식

 

지난해 11월에 일본에서 지인이 한국으로 찾아왔다. ()일본레저다이빙산업협회 전문이사이자 이즈에서 야와타노 다이빙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마사노리 가와이 씨였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현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일환으로 한국과 중국의 수중 사진가들을 초청하여 외국인의 시각에서 본 오키나와의 바다를 촬영하고 전시회를 통해 일본은 물론 한국과 중국에 소개할 계획을 상의하러 온 것이다. 이 자리에는 대구 물빛 사진연구회 김성훈 회장이 자리를 함께하였다. 가와이 씨와 김성훈 회장은 오래전부터 막역한 사이라서 이번 행사를 진행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 당사자들이다. 이날 만남은 행사를 추진함에 있어 선수단을 구성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자리였다. 김성훈 회장과 가와이 전문이사는 1월과 2월에 오키나와에서 추진협의회 회원들에게 행사 진행관계를 설명하고 2월에 한국과 중국의 사진가들이 오키나와를 방문하여 촬영을 하고 3월에 동경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고 6월에 한국에도 전시회를 실시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하지만 곁에서 이를 지켜보는 필자는 이들의 계획이 참으로 무모해 보였다.

오키나와 현에서 모든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공무원인 그들을 설득하여 4개월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한국과 중국의 다이버들을 대거 초청하여 오키나와애서 촬영을 진행하고 바로 동경에서 전시회를 실시한다는 것은 우리 상식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어쨌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니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올 해 초에 김성훈 회장에게 연락이 왔다. 오키나와에서 회의가 있는데 동행 취재를 가자는 것이다, 한 달 만에 실질적인 계획안이 작성되고 12인의 추진 위원회가 결성되고 행사를 위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생각보다 빠른 이들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관료주의 사회로 알았던 일본에서 관이 주관하는 행사 진행이 초스피드로 진행되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한 달 후에 두 번째 회의가 열리고 난 뒤 필자를 비롯하여 11명의 수중사진가들은 오키나와의 바다 속을 누비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오키나와에서 돌아온 지 한 달도 안 되어 동경 시내 한복판에서 사진 전시회가 거행되었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수중사진가들을 초청하여 오키나와를 알리는 수중사진전을 개최해 보자는 초보적인 계획을 수립한지 4개월도 안되어 동경 한 가운데서 사진전을 열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필자는 만일 제주도나 울릉도와 같은 곳에서 이와 같은 행사를 진행한다면 어떠하였을까 생각해 보았다. 복지부동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국제적인 행사를 진행한다면 적어도 1년 이상은 회의만 해야 할 것이다.

 

생각과 행동은 많은 차이가 있다. 생각이 행동으로 진행되어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연관된 인프라가 조화롭게 그리고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정해진 행동을 따라야 하며 불필요한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 한곳에서라도 중간에 문제가 생기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와 같은 대규모 행사는 더욱 그러하다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키나와 현 초청 한중 수중사진전은 어느 한곳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행사를 곁에서 지켜보던 필자는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그 부러움은 이 행사와 관련된 그 많은 다이빙계 관계자들이 묵묵히 진행자인 가와이씨와 김성훈 회장을 믿고 따라주었다는 것이다. 충분히 생각하고 만든 계획이 불필요한 행동을 자제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댓글